Guest Etiquette

우리는 운이 좋은 여행자입니다.

아름다운 행성 지구에 도착했으니 말이에요. 여행하는 동안 우리가 숨 쉴 공기와 마실 물, 먹을 것들 모두 자연이 베풀고 있습니다. 이미 이곳을 여행중인 다양한 생명들을 알아가는 것도 우리의 여행을 보다 의미있게 해줍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손님으로서의 본분을 잊곤 합니다.

다들 너무 편하게 대해주니 마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일까요?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으로서 존중해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지구를 여행하는 6가지 에티켓
지구를 여행하는 6가지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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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당신과 함께 여행 중인 다른 생명체들을 아껴주세요. 우리의 여행이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지구 여행자가 만드는 모든 것은 먹을 것이나 독으로 지구에 돌아갑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독을 만들지 말아주세요.

<이케아 이불 커버 셔츠, IKEA’S BLANKET COVER SHIRT> cotton 60, lyocell 40 _ 업사이클링 99%, 플라스틱 프리 99%, 비건 100% <이케아 이불 커버 미디 스커트, IKEA’S BLANKET COVER MIDI SKIRT> cotton 60, lyocell 40 _ 업사이클링 99%, 플라스틱 프리 99%, 비건 100% <이케아 이불 커버 토트백, IKEA’S BLANKET COVER TOTE BAG> cotton 60, lyocell 4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LEARN


여러분보다 먼저 이곳을 여행했던 분들이 좋은 가이드를 많이 남겨두었습니다. 읽고 보고 경험하며 배워보세요. 그리고 다른 여행자들과 좋은 가치를 나누세요.

<이케아 암막 커튼 재킷, IKEA’S CURTAIN JACKET> 겉감 shell: recycled polyester 100, 안감 lining: cupra 100 _ 지속가능한 실천: 업사이클링 65%, 플라스틱 프리 35%, 비건 100% <이케아 암막 커튼 반바지, IKEA’S CURTAIN SHORTS> 겉감 shell: recycled polyester 100, 안감 lining: cupra 100 _ 지속가능한 실천: 업사이클링 65%, 플라스틱 프리 35%, 비건 100% <이케아 프린트 커튼 숄더백, IKEA’S PRINTED CURTAIN SHOULDER BAG> sustainable cotton 10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LOVE


이곳을 여행하는 우리 모두는 친구입니다. 보도블럭 사이에 꽃을 피운 민들레에게 차가운 도시를 걷는 고양이에게 친절을 베풀고 미소를 보이세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세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나 누구에게나 친절하세요.

<이케아 이불 커버 드레스, IKEA’S BLANKET COVER DRESS> cotton 60, lyocell 4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FIND


작더라도 의미있는 일들을 찾아 실천해 보세요. 이 여행이 더욱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겁니다.

<오픈플랜 잠자던 오가닉 코튼 탑, OPEN PLAN’S SLEEPING ORGANIC COTTON TOP> organic cotton 10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이케아 이불 커버 랩 스커트, IKEA’S BLANKET COVER WRAP SKIRT> cotton 60, lyocell 40 _ 업사이클링 99%, 플라스틱 프리 99%, 비건 100%

PLAY


크게 노래를 부르세요. 악기를 연주하세요. 춤을 추고 놀이를 즐기세요. 빗 속을 뛰어다니고 눈싸움을 하세요.

<이케아 프린트 커튼 셔츠, IKEA’S PRINTED CURTAIN SHIRT> sustainable cotton 100 _ 업사이클링 99%, 플라스틱 프리 99%, 비건 100% <이케아 프린트 커튼 숄더백, IKEA’S PRINTED CURTAIN SHOULDER BAG> sustainable cotton 10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오픈플랜 잠자던 오가닉 코튼 탑, OPEN PLAN SLEEPING ORGANIC COTTON TOP> organic cotton 10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CREATE


미래의 여행자들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창조하세요. 당신이 만든 것으로 보다 나은 여행을 디자인하세요.

<이케아 암막 커튼 코트, IKEA’S CURTAIN COAT> 겉감 shell: recycled polyester 100, 안감 lining: cupra 100 _ 업사이클링 60%, 플라스틱 프리 40%, 비건 100% <이케아 프린트 커튼 탑과 스커트, IKEA’S PRINTED CURTAIN TOP & SKIRT> sustainable cotton 100 _ 업사이클링 100%, 플라스틱 프리 100%, 비건 100%

Guest Run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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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케아에서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커튼과 이불 커버 등을 제공받아 업사이클링 디자인한 캡슐 컬렉션인 Guest Etiquette 시리즈입니다.

어떤 아이디어, 혹은 영감에서 출발한 작품인가요?


우리 모두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여행 중인 여행자라고 생각합니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가 숨 쉬고 마시고 먹고 즐기는 많은 것들은 자연이 베풀고 있죠. 이곳을 여행 중인 다양한 생명체들도 우리의 여행을 더욱 의미 있게 해주고요. 


하지만 요즘 우리는 손님으로서의 본분을 잊곤 합니다. 마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일까요? 혹은 주인이라면 더더욱 잘 가꿔야 할 자연을 화수분인 양 마구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잠시 머물다가 가는 손님으로서 존중해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사용되는 소재에 대한 의미가 있나요?


이번 Guest Etiquette 시리즈를 위해서 이케아에서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커튼과 이불 커버 세트를 제공받았습니다. 


이케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천을 하는 기업중 하나입니다. 패브릭 제품의 경우 지속가능한 면과 재생 폴리에스테르(Recycled Polyester)를 사용합니다.  이번에 제공받은 커튼과 이불 커버 세트 또한 지속가능한 면과 재생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저희는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폐기될 수 있었던 이 제품의 사용을 최대화하고 다른 새로운 자재의 사용을 최소화했습니다. 


오픈플랜의 옷에는 지퍼가 없습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시작한 첫 실천 중 하나인데요. 대신 너트 단추를 사용합니다. 너트 단추는 야자나무 열매를 원료로 만드는데요. 잘 익어 땅에 떨어졌을 때 비로소 단추를 위한 강도가 되어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도 100년 정도 생산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컬렉션을 위해서는 염색을 하지 않은 원래의 색 그대로의 너트 단추를 사용했습니다. 염색 가공을 하는 동안 발생하는 물과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려는 작은 노력입니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이 캡슐 컬렉션을 위해 사율, 사예, 사윤 세 아이들과 함께 촬영을 했습니다. 

버섯으로 대체 가죽과 대체육을 개발하는 마이셀 사성진 대표님 댁 아이들인데요. 평소 이 아이들의 생활, 기후 위기에 대한 책을 읽고 해당 집회에 참석하고, 플로깅으로 쓰레기 문제에 대해 실천하고 기타를 치고 그림을 그리고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저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Guest Etiquette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케아와의 협업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프로젝트 인가요?


지난해 세계자연기금 WWF Korea의 지속가능한 프로젝트 <Re:Textile>을 위해 이케아 코리아와 처음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케아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희에게 주어진 기회에 무척 기뻤죠. 감사하게도 이케아 측에서 이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협업에 대해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의미있는 일에 대해선 매번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다고 느낍니다. 멋진 아이디어로 계속해서 협업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케아 섭외 에피소드 있나요?


지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오픈플랜이 이케아 코리아를 인터뷰해서 유튜브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헤드 쿼터가 있는 이케아 광명점에 방문해 실제로 이케아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세계적인 기업다운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실천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한두 가지 친환경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생색내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말이에요. 밖으로 보이는 제품에 대한 노력 뿐 아니라 기업 내 문화와 에너지 또한 지속가능성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 깊었고 그것을 즐겁게 행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져 참 멋있었습니다. 매장이 위치한 지역 사회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바지하려는 기업 철학 또한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고요. 그래서 대림미술관에서 전시 의뢰가 들어왔을 때 다시 한번 이케아와 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Guest Etiquette이라는 아이디어를 설명드렸을 때 흔쾌히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전시와 작품에 대한 6가지 궁금증
전시와 작품에 대한 6가지 궁금증

이번 전시의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이케아에서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커튼과 이불 커버 등을 제공받아 업사이클링 디자인한 캡슐 컬렉션인 Guest Etiquette 시리즈입니다.

어떤 아이디어, 혹은 영감에서 출발한 작품인가요?


우리 모두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여행 중인 여행자라고 생각합니다. 여행하는 동안 우리가 숨 쉬고 마시고 먹고 즐기는 많은 것들은 자연이 베풀고 있죠. 이곳을 여행 중인 다양한 생명체들도 우리의 여행을 더욱 의미 있게 해주고요. 


하지만 요즘 우리는 손님으로서의 본분을 잊곤 합니다. 마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일까요? 혹은 주인이라면 더더욱 잘 가꿔야 할 자연을 화수분인 양 마구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잠시 머물다가 가는 손님으로서 존중해야 할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사용되는 소재에 대한 의미가 있나요?


이번 Guest Etiquette 시리즈를 위해서 이케아에서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커튼과 이불 커버 세트를 제공받았습니다. 


이케아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천을 하는 기업중 하나입니다. 패브릭 제품의 경우 지속가능한 면과 재생 폴리에스테르(Recycled Polyester)를 사용합니다.  이번에 제공받은 커튼과 이불 커버 세트 또한 지속가능한 면과 재생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저희는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폐기될 수 있었던 이 제품의 사용을 최대화하고 다른 새로운 자재의 사용을 최소화했습니다. 


오픈플랜의 옷에는 지퍼가 없습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시작한 첫 실천 중 하나인데요. 대신 너트 단추를 사용합니다. 너트 단추는 야자나무 열매를 원료로 만드는데요. 잘 익어 땅에 떨어졌을 때 비로소 단추를 위한 강도가 되어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도 100년 정도 생산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컬렉션을 위해서는 염색을 하지 않은 원래의 색 그대로의 너트 단추를 사용했습니다. 염색 가공을 하는 동안 발생하는 물과 에너지의 사용을 줄이려는 작은 노력입니다.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이 캡슐 컬렉션을 위해 사율, 사예, 사윤 세 아이들과 함께 촬영을 했습니다. 버섯으로 대체 가죽과 대체육을 개발하는 마이셀 사성진 대표님 댁 아이들인데요. 


평소 이 아이들의 생활, 기후 위기에 대한 책을 읽고 해당 집회에 참석하고, 플로깅으로 쓰레기 문제에 대해 실천하고 기타를 치고 그림을 그리고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저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Guest Etiquette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케아와의 협업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프로젝트 인가요?


지난해 세계자연기금 WWF Korea의 지속가능한 프로젝트 <Re:Textile>을 위해 이케아 코리아와 처음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케아와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이 흔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저희에게 주어진 기회에 무척 기뻤죠. 감사하게도 이케아 측에서 이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셨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협업에 대해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의미있는 일에 대해선 매번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해 주신다고 느낍니다. 멋진 아이디어로 계속해서 협업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케아 섭외 에피소드 있나요?


지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오픈플랜이 이케아 코리아를 인터뷰해서 유튜브에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헤드 쿼터가 있는 이케아 광명점에 방문해 실제로 이케아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세계적인 기업다운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실천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한두 가지 친환경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생색내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말이에요. 밖으로 보이는 제품에 대한 노력 뿐 아니라 기업 내 문화와 에너지 또한 지속가능성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인상 깊었고 그것을 즐겁게 행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져 참 멋있었습니다. 매장이 위치한 지역 사회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이바지하려는 기업 철학 또한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고요. 그래서 대림미술관에서 전시 의뢰가 들어왔을 때 다시 한번 이케아와 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Guest Etiquette이라는 아이디어를 설명드렸을 때 흔쾌히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컬렉션을 위한 6주간의 기록
컬렉션을 위한 6주간의 기록
컬렉션을 위한 6주간의 기록
컬렉션을 위한 6주간의 기록

2021. 4. 15


대림 미술관에서 준비 중인 2021 P4G 서울 정상회의를 위한 기념전시에 오픈플랜이 참여해줬으면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림 미술관을 찾아 전시 기획 컨셉과 공간, 그리고 작품에 대한 간단한 미팅을 하고 돌아왔다.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의 손길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물건들을 살려내는 리사이클링이 중요한 컨셉이다. 이케아 코리아와 다시 한번 협업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논의하고 실행까지 시간 안에 해 낼 수 있을까? 오픈플랜의 잠자던 원단들만을 사용해 디자인해야할까.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마음이 덩달아 바쁘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케아 코리아에 이번 전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우리의 계획에 대해 제안 메일을 드렸다. 회신이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어 지난 Re:Textile 프로젝트 때 사용하지 못한 이케아 프린트 커튼을 꺼냈다. 


이번 컬렉션의 판매여부에 대해 열려있는 상태다. 덕분에 디자인 방향에 대해서 자유로워 즐거운 마음이다. 몇 시즌 전부터 시도해보고 싶었던 마크라메 매듭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기로 마음 먹고 커튼을 바이어스 방향으로 재단하기 시작했다.

2021. 4. 26


마크라메 매듭 방식은 오래전부터 선원들이 칼손잡이나 유리병 등을 감싸기 위해 사용한 공예 방법이다. 마크라메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 바빌로니아인들과 아시리아인들의 조각에서 발견되기도 한다니 4,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인류의 문화 유산임에 다시 한번 놀랬다. 


끈을 사용해 원단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비교적 단순했다. 단순 작업을 하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Y&Kei라는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뉴욕 컬렉션을 준비할 때 가봉을 마치고 샘플 작업 투입 후 동료 디자이너들과 함께 비즈를 달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민하던 디자인에 대한 결정이 모두 내려지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비즈 작업을 하다보면 저절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곤 했다.


가방을 만들 일이 있을 때면 내가 가방에 꼭 넣고 다니는 것들을 넣어가며 크기를 결정한다. 주로 읽고 있는 책과 텀블러, 장바구니 등을 넣어보는데 이번에는 며칠 전 은혜가 선물한 비거니즘 잡지 ‘물결’을 넣어보며 크기를 조절했다.

2021. 4. 28


지난 주 이케아 코리아로부터 반가운 메일을 받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이불 커버 1종, 커튼 1종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현재 판매가 종료된 제품들인데 이것들로 보다 풍성한 컬렉션을 디자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케아 또한 이번 P4G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듣게 되어 더욱 반가웠다.


그리고 오늘 파란 프락타 가방 4개에 담긴 이불 커버와 커튼 세트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흔쾌히 협조해주신 이케아 코리아에 다시 한번 감사드렸다.


기쁜 기분에 취해있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5월 20일 오픈 예정인 전시를 위해 5월 10일까지는 작품을 미술관으로 보내야한다. 혹시 사진 촬영까지 해야 한다면 미술관으로 발송 전 주말에 촬영을 마무리 해야한다. 5월 8일까지 모든 작품 제작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021. 4. 30


마크라메는 우리 손으로 매듭 지을 계획이지만 다른 스타일에 대해서는 샘플실에 제작을 의뢰하려고 한다. 작품 완성까지 드릴 수 있는 시간이 며칠 되지 않아 가능한 빨리 작업하실 수 있게 넘겨 드리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이번에 이케아에서 제공받은 암막 커튼은 재생 폴리에스테르 100%로 제작된 민트색이 독특하다.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던 색이라 어떻게 오픈플랜스럽게 녹여낼지 머리를 굴려본다. 30수 3합 스티치로 캐주얼한 터치를 더해야겠다. 하늘색, 남색을 놓고 고민하다 Instagram 스토리에 올려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하늘색이 좀더 많은 선택을 받았는데 최종적으로 남색을 선택했다. 이 재료의 느끼함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많은 분들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좋은 의견도 주신다. 단순한 이모티콘 댓글에도 힘이 솟으니 바쁜 일정이지만 오늘도 즐겁게 작업 중이다. 다만 일정이 너무 촉박해 오픈플래너들에게 전시 진행 소식을 알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2021. 5. 2


폐기될 수 있었던 제품들을 사용하여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번 컬렉션의 제일 큰 목표이다. 이 목표를 해치지 않지만 단조롭지 않고 흥미로운 컬렉션을 위해 좀 다른 재료가 필요했다.  2019년 사용 후 조금 남아 모셔두었던 오가닉 코튼 원단을 꺼냈다. 이케아의 커튼과 이불 커버와 잘 어울리는 연두빛이라 다행이다.


마크라메 매듭 기법으로 작업을 하고 밑단 프린지는 길게 늘어뜨렸다. 원단 특성상 배배 꼬이면서 마치 버드나무 가지처럼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구멍이 뚫려 레이어링하는 재미가 있는 옷을 평소에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마크라메 시리즈도 좋다.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옷을 어떻게 입을 수 있을지 의아해할까. 새로움에 도전해보려고 할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매듭을 짓고 또 지었다.

2021. 5. 4


옷은 사람에게 입혀져야 하는 물건이라서 그런지 마네킨에 입혀진 옷은 참 매력이 없어 보인다고 늘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더 옷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대림 미술관과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 사람이 입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것에 대해 함께 고민했지만 만물상이라는 컨셉과 단체전이라는 특성에 걸맞게 이케아 제품들과 그것으로 만들어진 작품만 전시하기로 최종 결정났다.


여전히 남는 아쉬움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우리 사이트와 SNS를 위한 촬영을 준비하기로 했다. 판매와 관련된 부담에서 자유로운 컬렉션이니 모델 선정 또한 자유롭다. 이때다 싶어 아이들과 작업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버섯으로 대체 가죽과 대체육을 개발하는 마이셀 사성진 대표님께 조심스레 연락을 드렸다. "대표님댁 아이들과 사진 촬영을 해보고 싶습니다!"


직접 만나본 적 없지만 대표님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아온 아이들이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책을 읽고 해당 집회에 참여하고, 최근에는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공부하는 아이들이다. 기타를 치고 그림을 그리고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은 아름다운 지구 여행자의 모습이었다.

2021. 5. 7


이번 업사이클링 미니 컬렉션을 위해 마크라메와 함께 꼭 해보고 싶던 게 있는데 바로 돌멩이 목걸이다. 그런데 돌멩이를 어디서 구하지? 나의 생활반경 안에 돌멩이가 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다. 우선 집에 굴러다니던 돌멩이 2개를 주머니에 챙겨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자 마자 화단에 놓여있는 동글동글한 돌멩이들을 발견했다. 누군가 화분 위에 놓여져 있던 돌멩이를 버리고 간 모양새였다. 어쩜 이리 타이밍이 좋았던지. 누군지 모르지만 전 돌멩이 주인(?)께 감사드리며 돌멩이들을 천가방에 담았다.


사무실에 도착해 물로 씻어 놓은 돌멩이는 반짝반짝 예뻤다. 색깔도 모양도 제각각인 것이 마음에 들었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두고 이리저리 굴려가며 한나절을 말렸다. 


돌멩이에 마크라메 작업을 하는 건 좀 까다로웠다. 면 스트링으로 매듭을 하니 너무 자연스러워(?) 모던한 느낌이 필요했다. 실 보관함을 뒤져 적당한 광택이 잘 어울리는 검정 스트링을 찾았다. 고무 재질로 탄력이 있어 돌멩이를 감싸는데 제격이었지만 작업하는 데에 애를 먹었다. 매듭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하면서 겨우 완성시켰다.

2021. 5. 10


어제는 촬영을 핑계로 오랜만에 바깥 바람도 쐬고 흙을 밟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무엇보다 촬영을 재미있어한 아이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이들과의 작업이 처음이라 평소보다 많은 준비를 하고 촬영에 임했으나 역시(?) 상황을 통제하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카메라 뷰파인더로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동자는 진지했고 순수했다.


이제 이 옷들은 미술관으로 떠나간다. 며칠 후 미술관에서 기본적인 세팅을 마치고 나면 해당 룩에 대한 설명을 벽에 쓰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다. 어떤 재료를 사용해서 써야 할 지 미술관 측과 상의 중인데 기대된다.

2021. 5. 18


이번 전시를 위한 첫 번째 공간 시안은 런웨이 컨셉이었다. 하지만 몇 가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때문에 세탁소 컨셉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만물상의 전체적 윤곽이 잡혀가며 최종 컨셉이 피팅룸으로 확정되었다. 


반면 벽면 손글씨 아이디어는 처음부터 대림미술관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였다. 작년 Re:Textile 프로젝트 때 선보였던 손글씨 이미지들 덕분인데 나는 이 요소가 다른 작가들의 전시와 우리 작품들을 연결시킨다고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씨가 중요했다.


글쓰기 재료는 미술관에서 준비해 주기로 했는데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려던 처음의 계획 대신 아크릴 마카가 당첨되었다. 채우고 싶은 공간이 꽤 넓어 연필로 밑작업 후 본작업을 할 순 없었다. 대신 수첩에 정리된 내용을 입으로 따라 읽으며 한 자 한 자 써내려갔다. 그런데 마지막 룩에서 ‘OPEN PLAN’이라고 써야할 부분을 ‘IKEA’로 써버렸다. 음. 할 수 없이 펜으로 쓱 그어 수정했다. 고마운 이케아 이름에 줄을 긋게 되어 마음이 불편했다.


다 쓰고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다 ‘돌멩이’를 ‘돌맹이’로 쓴 걸 발견했다. 사실 외부 미팅 다녀온 해치가 다행히 발견했다. 여지껏 돌멩이를 돌맹이로 알고 있었던 날 발견했다. 휴. 보시는 분들이 재밌게 봐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속가능한 보고서


업사이클링 93%

비건 100%

플라스틱 프리 87%


up-cycled sustainable cotton  53.3%

sleeping organic cotton 13.3%

up-cycled lyocell 13.3%

up-cycled recycled-polyester 12.7%

cupra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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